오늘 CPI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주식은 약간 빠지고 있는 상태다.

사람들은 CPI, PMI 발표날 왜 그렇게 결과를 기다리고 앉아있을까? 나도 그렇겠지만 보통 다른 사람들도 주식 가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겠지. 일상에서 꽤 많은 시간을 경제 관련 정보를 보는 데에 쓰지만, 단지 내 자산을 지키고 (혹은 증식시키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들이기 때문에 시간을 쓰는거지 재미있어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의 이런 생각조차도 다른 사람이랑 비슷한 부분일거다.

그치만 지금 나스닥 중심의 대 상승을 보고있자면.. 솔직히 역겨운 마음이 든다. (내 포지션이 숏 베팅이라서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아니다. 물론 오늘에서야 SOXS와 SQQQ 숏베팅에 들어간 건 맞다.) 그저 AI가 미래이고 엔비디아와 나스닥은 신이니까 무한매수를 외치는 이 시장에게, 점점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계속해서 미국이 돈을 찍어내는 이 방식이 맞는거냐고 물어보고 싶다.

제롬 파월의 임기 초만 하더라도, 이 사람이야말로 이전 연준의장들의 실패를 교훈삼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일거라 생각했다. 기존의 진보성향을 가진 학자출신들의 연준의장들과 다르게, 파월의 집안 내력과 금융계와 법조계에서 일했던 백그라운드로 보면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으며 성격도 유순하고 정치에 능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단지 보수적인 사람이어서 좋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연준이라는 기관의 역할 자체가 통화량을 조절하면서 큰 정부의 역할을 대신 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기관이라고 보는 편인데, 진보적인 기관과 보수적인 연준의장의 조합이 좀 더 균형잡힌 통화정책을 펴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던 것이다.

우선 금리 상승 시기에 조금씩 금리를 올렸던 것은, 이전처럼 거칠게 금리를 상승시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판단이며, 그동안 연준이 해오지 않은 새로운 강도의 금리 인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제 파월에게서 90년대의 연준의장 그리스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분히 정치적인 연준의장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린스펀은, 소비자 물가는 오르지 않게 잘 잡아놓고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치는 떨어트리지 않는 것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했지만, 그것은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잡은 게 아니다. 결국 자산가치의 버블이 꺼지지 않는다면, 부자들이 자본으로 증식한 부로 인해 양극화는 더 심해진다. 지금의 주식시장을 봐라. 자산가치는 계속해서 올라가는데, 마치 물가지수만 잡으면 된다는 것처럼 하고 있으니 이게 맞는걸까.

그치만 안타깝게도, 자산이 적은 사람들 중에는 충분한 경제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많고, 파월과 그린스펀의 이 방식이 물가를 잡아준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지 모른다. 그리고 돈 많은 사람들은 자산가치의 상승으로 이 연준의장들의 방식에 환호한다. 미국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미국 고용이 문제가 없고, 미국 경제 호황이라고 좋아한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은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은데.

내 SOXS 진입가격은 4.65, 손절가는 4.28 정도로 약 5% 정도로 생각한다. SQQQ도 대충 비슷한 가격에 들어갔고, 마찬가지로 5%정도로 손절라인 생각중이다. 내가 돈을 따는 건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포지션이 크지도 않고, 어차피 숏으로 길게 먹으려는 건 멍청한 짓이라는 건 안다. 영화 빅쇼트의 마크 바움에 빙의한 건 아니지만.. 그냥 현재 버블로 보이는 이 주식시장의 가격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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